목사때문에 고생한 사랑스러운 성도들

    지난 주일(24일) 밤 10시 넘어서 36개의 호텔방에 물병을 가져다 놓은 성도, 월요일 오후에 모여 무려 200개나 되는 김밥을 만든 성도들, 100여명의 손님대접을 위해 식당에서 서빙을 한 성도들, 피곤하다 말하지 않고 합창을 준비한 성도들, 아무 말 없이 심부름을 해 준 성도들, 행사 전 무대준비는 물론 행사 후 무대정리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봉사해 준 성도들, 마켓에서 홍보를 해 온 성도들, 행사장에서 안내를 맡아준 성도들, 그리고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해 준 성도들…

    이들 모두 “목사 잘 못 만나서 고생하는 성도들”이다. 우리 교회가 주관하는 행사도 아닌데 우리 교회 성도들은 “윤학원코럴 성가의 밤”을 정성껏 섬겨주었다. 이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특별한 이유가 별도로 있었지만 7월 말에 있었던 “한여름밤의 찬양축제”가 끝나자마자 또 다른 행사를 진행하면서 성도들에게 짐을 맡기는 것이 내 마음에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새삼 깨달은 것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었고, 목적이 선하고 방법이 바른 것이라면 성도들과 나누는 것이 주의 영광을 위한 일이고, 더 큰 기쁨을 맛보는 것임을 다시 깨달은 것이다. 홍보하는 일부터 김밥을 만드는 일, 특히 행사 시간이 임박하였을 때는 안내, 무대준비 등 절대로 나 혼자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사랑스러운 라장 식구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끝까지 봉사를 해주었다. 이들은 “목사 때문에 고생하는 사랑스러운 성도들”인 것이다.

    반면에 목사인 나는 “고생하는 사랑스러운 성도들” 때문에 행복했다. 행사를 마친 다음 날, 이번 행사를 함께 준비한 장로님이 자신이 섬기는 교인들로부터 부러움이 가득한 질투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안내보시는 분들은 어느 교회 성도들이세요? 왜 우리에게 시키지 않았어요? 그 교회 목사님은 행복하시겠어요…”

    나는 속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더 예뻐서요.”

    성도들에게 선한 일을 위해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한다면 욕심일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함께 나누려면 고생도 같이 해야하니까.

    “라장 성도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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