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처럼
기우뚱 균형 잃은 양초를 본다.
한쪽은 많이 남아 있고 다른 쪽에는 바닥을 보인다.
책상 위에 놓아둘까, 아니면 밥상 위에 놓아둘까.
양초는 헛된 생각이라 여기며 어디서든 촛불을 키운다.
얼마 남지 않은 양초를 본다.
심지는 많이 짧아져 있고 검게 그을린 심지가 제법 길다.
천천히 오래 불을 키울까, 아니면 밝게 불을 키울까.
양초는 헛된 생각이라 여기며 침묵하며 때를 기다린다.
野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