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적 겸손이 자랄 때마다 그 그늘에서 교만이 함께 자란다. 그게 인간이다.”
이 글은 ITS(국제신학교) 한국어 프로그램의 디렉터이신 김재영교수가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많이 생각을 했다. “신앙적 겸손이 자라가는데 어떻게 겸손이라는 그늘 밑에서 교만이 자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의미를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바로 내 자신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겸손한 척한다. 아니 겸손하다. 마음 속에도 “절대로 교만하면 안 된다”는 결심을 항상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내 스스로 “겸손한 사람”이라고 하는 그 자체가 교만이 될 수 있다.
“목사님, 저는 잘 못해요”라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도 일종의 겸손의 그늘에서 자라는 교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고 하면서 자신의 공의를 나타내는 것도 교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는, 아무리 감추고 포장을 하려 해도 하나님은 아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둘째는, 어떤 경우라도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교만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셋째는, 완벽한 겸손을 내 스스로는 갖출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십자가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