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솔직히 말하면 투표하고 싶지도 않다. 미국에 이민올 때 “American Dream”이라는 말을 가슴에 담았고, 서부 개척시대의 영화를 머리 속에 담았으며, 미식축구라는 새로운 운동 경기를 보며 이상하리 만큼 흥분을 하게 했던 미국이었다. 시민권을 따게 되면 미국 시민으로서 투표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기도 하였고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하고 싶지 않다. 뽑을 사람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실망감이 커서 그럴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현안과 국민의 안위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대결은 커녕 진흙탕을 넘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오물로 가득한 곳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래도 투표장에 가야한다. 기권을 한다고 해도 투표장에 가서 기권을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시민의 권리를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 이 시민의 권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시민의 도리를 다 하지 않는 것이다. 투표장에 가지 않고 기권을 하는 것은 포기이지만, 투표장에 가서 아무도 찍지 않는 것은 항의의 표시이기도 하다.
특별히 기독교인이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 국가를 위하여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일 것이다.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라면 두 말이 필요없다. 꼭 투표해야 한다. 아직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은 이민자라면 국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어느 사회학자는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집단이 기독교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어느 정치인들이 기독교인들을 두려워하겠는가? 권리를 포기하는 사람은 책임감도 없는 사람일 수 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나라를 맡기셨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우리는 투표해야 한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가? 가기 싫은가? 그래도 우리는 투표장으로 가야한다.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