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신학교(CA) 제4대 총장, Joel E. Kim(김은일) 취임식. 그렇게 가물었던 남가주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던 지난 화요일 오후, 샌디에고 근처 에스칸디도에 소재한 신학교 강당에서 취임식이 있었다. 두 달 전에 초청장을 받은 후 가슴이 많이 떨렸다. 좋은 신학교에 한인 교수가 총장이 된다는 사실도 그러했지만 우리 교회 사경회(2016년) 강사로 오셨기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놀란 것은 취임식에서였다. 첫째로, 45세의 젊은 교수를 총장으로 세우는 신학교 이사회의 결의에 놀랐다. 분명 더 유능한 교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내다보고 젊은 교수를 결정한 것이다. 둘째로, 김총장이 신학생이었을 때 가르쳤던 교수님들이 취임식을 진행하고 앉아서 축하해 주는 모습이다. 셋째로, 취임식이 마친 후 문 앞에서 인사를 나눌 때 김총장의 아내는 물론 어린 자녀들도 아빠 옆에 서서 일일이 악수를 하며 축하를 받아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취임식이 1시간만에 끝이 났다.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하게 마쳤다.
나는 인사를 마친 후 문을 나서는데 다시 한 번 놀랐다. 전임총장(Dr. R. Godfrey)께서 바깥문 앞에서 손님들과 인사를 하는 것이다. 자기가 가르친 학생이었는데 신임총장에게 중요한 자리를 양보하고 자기는 뒷자리로 물러나는 모습이다. 우리 정서에는 신임총장 옆에 서서 함께 인사를 하고 축하를 받았을 텐데 전임총장은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전임총장에게도 다가가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악수를 청했다. 그러자 자기는 지금 독감이기에 악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극구 악수를 청했다. 악수와 함께 꼭 안아 주시는 노교수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은퇴하신 전임총장님과 신임총장님 모두를 축복하며 강당을 나왔다. 가뭄을 해소하는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