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이동진-
끝이 없구나
한이 없구나
그렇게 멀리 바라보며 걸어왔습니다
어제와 그제가 그랬듯
하제도 오늘같이 이렇게 이어지리라
묵상으로 엎드려 들여다보는 세월
반석도 나무등걸도
피조물의 겸손
가슴에 안고 사는데
사람이라 살아온 시간엔
이토록 자랑스러운 교만 뿐인가
다시 엎드리면
그 지혜 배울 수 있을까
고개 숙여
허리 굽혀
숨결처럼 소리하는 고백
자비를 베푸소서
은총을 내리소서
창조의 섭리는
배우기 전에 깨달아야 하는 삶의 근본인데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알게 되는
어리석음
허나 배워서라도 깨닫는다면
그 또한 은혜인 걸
그렇게라도 알게 된 이 지혜
그 또한 은총인걸
[시인이신 이동진목사는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으로 목회하시는 시인이십니다.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