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라장은 새로운 장소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친교실에는 이삿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주일학교 교실에는 먼지가 가득하고, 부엌에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흥분은 감출 수 없는 우리의 적나라함이었고, 뿌듯함은 누르면 자동으로 나오는 자판기처럼 눌러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먼지 속에서 도넛츠와 커피를 점심으로 떼우면서도 “아주 좋아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그동안의 수고를 알았기에, 그동안의 아픔을 알았기에 우리는 불평이 아닌 감사로 주일을 지냈다.
그러나 우리가 조심해야 할 일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오직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셔야 한다. 아무리 우리의 수고가 있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입에서는 찬송과 감사가 진정 하나님께만 드려져야 한다.
둘째, 자랑으로 가득찬 비단옷이 아닌 겸손함의 베옷을 입고 있어야 한다.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리는 다윗의 모습처럼 우리는 베옷을 입고 낮은 자세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며 순종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셋째, 남겨진 성도들과 함께 가야 한다. 다윗이 아말렉을 치러 갈 때 지쳐서 따라오지 못하는 군사들이 있었다. 그들을 쉬도록 하고 전쟁을 치른 다윗은 대승을 거두고 돌아와서 전리품을 쉬고 있었던 군사들과 함께 나누었다. 사정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한 성도들을 나누지 말라. 함께 품고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
라장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라장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라장의 선장은 성령님이시다. 우리는 다만 베옷을 입고 겸손히 순종하며 따라갈 뿐이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진: 베옷 입고 회개하는 다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