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은 자리

물론 라스베가스라서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한인 이민자가 있는 곳이라면 비슷한 점들이 있을텐데 그 중 하나가 추수감사절과 같은 특히 가족들이 모이는 공휴일이 있을 때 같이 모이는 친지가 없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다. 우리 라장이 시작하던 초창기 때부터 교회 안에 유학생을 비롯한 혼자 살고 있는 성도나, 가까운 친지가 없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추수감사절에는 우리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두 번 정도인가? 다른 성도의 집에서 모인 적도 있었다.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교회에서 모이기로 했다. 각자 한 가지씩 음식이나 음료수 아니면 후식으로 먹을 것을 가지고 와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어린이들이 교회 안에서 뛰어 놀고,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도 오셨고, 타주에서 이사오신 성도도 함께 참석하였다. 몇 명의 자매들은 일찍 모여서 탕수육과 닭요리를 준비하였는데 그 모습은 영낙없이 잔치집의 모습이었다.

한편 새로운 감동도 있었다. 새로 건물을 구입하고 이사와서 처음 맞이하는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교회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전에 있는 건물에도 친교실이 있기는 했지만 웬지 모르는 다른 느낌이다. 그런데 가정집에서 모였을 때와 교회에서 모일 때의 분위기 차이일까? 다 마친 후 어딘가 모르는 아쉬움이 다가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한 마디를 했다. “감사 나눔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나는 아내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아니 듣지 않는 척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서 한 구석에서는 ‘맞다!’라며 장단을 맞추었다. 하지만 동시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아무 형식없이 모이는 자리였으니 프로그램으로 만들지 않기를 잘했다.’ 이 날 식사에 참석한 성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년에는? 미련을 남기며 이렇게 추수감사절을 보냈다.154295067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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