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년

어느 한 청년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이 청년이 아마도 7살 아니면 8살 때에 처음 만났을 것이다. 어린이여름성경학교 강사로 초대를 받아 라스베가스에 왔을 때 만났고, 그 청년이 이제는 32살이 되었으니 정말 오래된 인연이다. 물론 이 청년은 본인의 의지를 가지고 나를 만난 것은 아니다. 당시에 다녔던 교회 목사님 때문에, 그리고 부모님들 때문에 나와 인연이 되었다. 그 후 내가 라스베가스장로교회를 시작한 후에 첫 해에 이 청년은 입교식을 하게 되었고, 대학교에 입학 한 후에는 방학 때만 잠시 보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졸업식에 초대를 받아 멀리 콜로라도 주까지 갔고, 결혼을 할 때는 주례를 맡아 축복을 해 주었고, 아들을 낳은 후 아들의 유아세례까지 집례하게 되었으니 보통 인연은 아닌 듯 하다.

그런 청년이 지난 주에 미합중국 공군 소령으로 진급을 하는 자리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였다. 어쩌다 한 번 보았던 청년의 진급식에 공군 군목이 기도를 하며 시작했는데 그 기도 내용이 대충하는 기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기독교의 신앙으로 기도하는 내용이어서 좋았다. 그리고 진급식을 이끌어 가는 윗 사람(군용어를 몰라서 이렇게 표현함-주)이 이 청년이 어떻게 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지금까지 어떤 복무를 했고, 각 시험에서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를 설명하는데 성적이 참으로 좋았다. 그리고 먼저 소령이 된 사람으로서 따뜻한 격려와 충고를 진심으로 전해 주기도 하였다.

돌아가신 이 청년의 할아버지는(장로님이었음) 살아계실 때 이 청년과 내가 만난 직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늘 말씀해 주셨다. “목사님이 어린이여름성경학교에 처음 왔을 때 이 아기가 모자를 쓰고 교회에 들어오는 것을 보시면서, ‘교회 안에서는 모자를 벗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 교회 안에서 모자를 벗었습니다.” 사실 나는 기억도 안 난다. 하지만 그 한 마디를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겼던 착한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공군 소령이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말 한 마디가 사람에게, 특히 어린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우리가 중요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인연은 하나님이 만들어 주시는 것임을 믿기에 누구를 만나든지 선입견을 버리고 인연을 맺게 해 주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겸손한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진급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다. 이 청년과 인연을 맺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초대해 준 청년, 아니 공군 소령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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