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하며(이동진)

이 땅에 살아가면서

무언가 눈에 띄는 일을 하기보다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 땅을 살아가면서

내 땅을 넓게 가지려하기 보다는

빈 터마다

은은한 백향목을 심으며 살고 싶다.

 

나무향을 맡으며

때로 감동하여 풀밭에라도 펄쩍 누우면

하늘빛 푸르름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내를 이루어 흐르는 물 위에는

기쁨이 출렁거리는데.

 

한 몇 십년 살아가는게

이렇게 고마운 것이라면

살며 살며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이동진(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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