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불어닥친 태풍 볼라벤은 역대 한반도에 온 태풍 중 그 세력이 5위에 해당하는 강력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번 태풍으로 최소한 25명(실종 포함)이 사망했다고 보도가 되었다. 이번 태풍의 피해는 비보다는 바람에 의한 피해가 컸다고 하는데, 연일 뉴스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피해 현장은 참혹함이었다.
그런데 크리스챤의 입장에서 뉴스를 보며 나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리게 하며 혀를 차게 한 모습이 있었다. 이번 볼라벤의 공격으로 교회의 철탑(주로 십자가탑)이 무려 80개나 넘어졌다고 하였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런데 한 기자는 “그렇지 않아도 환경미화를 해치던 십자가탑”이라는 멘트를 하면서 교회철탑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기자는 한기총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하였는데, 이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교회가 철탑을 세울 때 최소한 24개의 볼트를 하라고 권장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이번에 넘어진 철탑 하나를 조사해 보니 8개의 볼트 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철탑의 대부분은 많이 해야 16개 밖에는 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정부 관계자도 최소한 초속 30KM의 강풍에 견딜 수 있는 안전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교회가 또 다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며 사회를 이끌어 가는 모범이 아닌 부패와 안전불감증의 대표 사례가 되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몇 년 전 필자의 교회에서 여름학교(SUMMER SCHOOL)을 개설한 적이 있다. 시작한 3주 정도가 지나서야 우리가 불법을 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설과 자격증에 관한 것이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시설을 일정의 시설과 자격증을 소지하고 보유한다는 것을 나중에 안 것이다. 즉시 썸머스쿨을 취소하고 카운티의 관련담당자를 만나 상의를 하였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물론 지역마다 법이 조금은 다르지만) 한인 교회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도 상당히 많은 부분 불법임을 알게 된 것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차량, 특히 여러 사람을 태우는 교회버스(주로 15인승 밴)도 안전 규정이 있고, 운영 규정이 있다. 그러나 실상 이 안전 규정과 운영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다가 대형사고가 나고 나면 교회는 또 다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
물론 작은 부분이라 드러나지 않은 것이 더 많겠지만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불법을 행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세상의 빛” “세상의 소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부끄럽다. 영주권 장사를 하는 목사, 노인들에게 시민권을 타게 해주고 소셜 혜택을 받도록 도와 준다는 명목으로 첫 번째 받은 수표를 교회로 헌금을 하라고 하는 목사들도 있다. 하나님의 선지자를 양성한다는 빌미 하에 학위 장사를 하는 신학교도 있다는 신문 보도는 심심치 않게 듣는 단골 메뉴다.
정말 교회가 세상을 이끌어가는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면 “성경의 공의”를 이야기할 때 세상의 법을 먼저 준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목회자들이 내야할 세금은 당당하게 납부해야 하며, 미국에서는 교회들이 주정부 또는 연방정부에 당당하게 등록을 하고 월급을 받는 사역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 “주님의 은혜로” 또는 “주님이 보호하실거니까”라는 말로 대충대충 넘어가는, 심지어 불법을 행하는 행동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철탑에 볼트를 24개를 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공사법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법조항이 아니더라도 교회라면 지역 이웃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30개의 볼트를 하는 것더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겉으로는 화려한 불빛을 내비치며 나름대로 세상을 밝히는 십자가의 불빛이라고 말을 하는데, 태풍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불법이 드러나고,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드러나며, 이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드러나는 교회라면 주님은 토해 내실지 모른다. 겉으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불법을 행하며 몸집 키우기 식의 성장주의를 지향하는 교회라면 주님은 “나는 너를 모른다”고 하실지 모른다.
세상의 법을 준수하는 것도 성경의 의를 우리 생활 속에 이루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