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자가 비어 있는 우리 이름들

                P_UL,

                Y_ _N,

                D_VID,

                CH_NG,

                CH_RLES,

                SUNG

                 J_ _NNE

     이 이름들이 누군지 아시겠어요? 우리 교회 운영위원들의 영어 이름입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지요? 국제적십자사에서 헌혈운동을 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자기 회사의 영어 철자 중에 혈액형과 관련된 철자(알파벳), 예를 들면 A, B, O를 빼고 당분간 광고 또는 물건에 이름을 새긴다고 합니다. 대표로는 삼성이 S   MSUNG이라고 새겨 넣었습니다. 이웃을 아픔을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따뜻합니다.

                지난 전 세계를 울린 사진 한 장이라며 인터넷 상에 올라온 사진이 있습니다. 바로, 5살의 옴만 타크네시라는 소년이 앰뷸런스 의자에 앉아 있는데 얼굴에는 먼지와 피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시리아에서의 공습으로 인해 이렇게 되었는데 아이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울지 않고 있었답니다. (이 칼럼을 쓴 후에 들려온 소식은 이 아이는 결국 사망하였습니다.)

                지금 브라질의 리우데자레이누에서는 올림픽이 치러지고 있는데, 같은 도시 한 켠에서는 쓰레기더미에서 음식을 찾아먹고 삶을 연명하고 있는 브라질 최대 빈민가 파벨라가 있습니다. 정부의 치안력이 미치지 못해 마약 조직과 폭력 조직이 한 마을을 다스리고 있는 처참한 곳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우리와는 관련이 없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는 조금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조금 덜 먹는 음식의 양이 저들의 한 달 먹거리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조금 덜 사 입는 옷들이 저들에게는 추운 겨울을 지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그리고 겨울을 바라봅니다. 올 성탄절에도 홈리스들에게 <사랑의 신발박스>를 전해줄 것입니다. 지금부터 사랑의 마음으로 준비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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