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칼럼 1) 상상이 안 되는 이름

우리 가족은 2006년 8월 마지막 주에 라스베가스로 이사를 왔다. 오래 전에 방문을 했을 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이곳에 살면서 이해가 되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도시와 주의 이름이다.

“라스베가스(Las Vegas)”는 스페인어로 “초원(meadow)”라는 뜻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라스베가스에 대한 선입견은 “사막” 또는 “황무지”라는 것이어서 “초원”이라는 의미의 라스베가스를 상상하기 힘들다. 캘리포니아에서 차를 타고 오자면 나무 같지도 않은 나무가 광야에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면서 “아니, 이런 곳에 물이 있을까? 없으니까 나무들이 저 모양이겠지?”라고 한 두 마디씩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화씨로 140도를 넘나들 정도로 뜨거운 날씨가 사람의 숨을 막을 정도니 왜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네바다 주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야생마와 야생 나귀가 있는 곳이다. 조금 오래된 통계이기는 하지만 1988년에 조사한 바로는 야생마가 무려26,160 마리, 그리고 야생 나귀가 1,318 라고 하였고 그 후로 계속 증가하여 지금은 네바다 주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러고 보면 서부 개척시대에 사람들이 야생마가 뛰노는 모습을 보고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 주는 어떠한가? “네바다(Nevada)”는 스페인어로 “눈발(Snowfall)”이라는 뜻이다. ‘응? 라스베가스에 무슨 눈?’이라면 희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아니, 라스베가스에도 비가 와요?”라고 반문을 한다. 하지야 연 평균 강우량(라스베가스)이 0.36인치 정도니 비가 안 오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라스베가스 중심지에 약 1시간 30분 정도만 가면 스키장이 있다. “스키장?” 고도가 무려 해발 8,000피트나 된다. 지난 2007년 1월에는 라스베가스에 엄청난 양의 눈이 와서 우리 집 앞에 있는 나무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부러지기도 했다. 그날 라스베가스가 속한 클락 카운티의 모든 학교는 휴교하기까지 했으니 “네바다”, 즉 “눈발”이 내린다는 이름이 틀리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라스베가스에서 살면서 체험한 것이다. 그 전에는 선입견으로 나의 생각을 제한하였다. 이런 모습은 라스베가스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앙 또는 신앙생활이라는 것을 자신의 선입견으로 묶어 놓고는 진정한 신앙의 길을 가고 있다고 착각을 한다. 진정한 신앙의 길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길이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길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붙어 있을 때에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가슴에 붙인 이름표 같은 신앙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거할 때에 하나님의 뜻을 볼 수 있게 되고, 우리의 삶 속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야생마가 뛰어 놀았던 야산을 걸으며 하나님의 뜻을 묵상한다. 이번 겨울에도 스키장에 올라가 하나님께서 이곳에 허락하신 하얀 눈을 맞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할 것이다.

-베가스의 골짜기에서 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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