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리게 하는 말

지난 주일에는 LA를 비행기를 타고 갈 일이 있어서 오전예배를 마치자 마자 공항으로 갔다. 탑승구(gate)를 확인해 놓고 간단히 햄버거로 점심을 마치고 커피 한 잔을 갖고 타려고 커피샵으로 갔다. 내게는 그 커피 회사의 포인터가 적립이 되어 있어서 주문을 하기 전에 공항에서도 이 포인트를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된다고 해서 나는 포인트로 결재를 했다.

하지만 받아든 영수증에는 포인트가 아닌 커피카드로 결재를 해 놓았음을 보았다. 담당 종업원에게 잘못되었음을 알려 주었더니 커피카드로 결재한 것은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포인트로 결재가 된다고 해서 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러면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 다음에 나온 이 종업원의 반응이 나를 화나게 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종업원의 반응은 나를 황당하게 했다.

“It is not my fault!” “내 잘못이 아니다!”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나는 “그러면 이게 내 잘못이냐?”고 물으면서 매니저를 불러 달라고 했고, 종업원은 매니저를 부르러 갔는데 혼자 나온다. 공항의 매니저는 한 상점만 담당하는게 아니라 한 터미날에 있는 모든 회사 상점을 담당하기에 지금 여기로 오는데 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이제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이 가까이 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종업원이 변명을 한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게 아니라 어떻게 할 지를 몰라서 그렇게 말을 했다.” 변명이 안 되는 말을 하는 동안 매니저가 왔고, 설명을 들은 매니저는 미안하는 말과 함께 커피값을 현금으로 주고, 내 포인트로 결재를 다시 했다. 그 자리를 떠날 때 종업원과는 좋은 마음으로 헤어졌다.

어느 상황에서든지 ‘그럴 수 있지’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자기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는 나는 무슨 죄를 지었을까? 내 가족에게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까를 생각해 보며 변명이 아닌 겸손한 인정의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내게 필요함을 느껴본다.

Take out coffee cup

This entry was posted in 예수랑. Bookmark the permalink.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Hit
256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변종길 교수) webmaster 2018.12.03 791
255 그냥 좋은 자리 webmaster 2018.11.26 1172
254 각양각색, 같은 목적 webmaster 2018.11.19 912
253 예수님을 닮아 가는 길 webmaster 2018.11.12 720
252 기쁨의 노래(시: 김철안 목사) webmaster 2018.11.05 774
251 시작은 있어도 끝이 없는 사랑 webmaster 2018.10.29 1228
250 뚜껑 열리게 하는 말 webmaster 2018.10.22 1060
249 황혼의 그림일기 webmaster 2018.10.17 997
248 잔머리 굴리는 성도가 되지 맙시다 webmaster 2018.10.08 1070
247 주님만으로-김철안(김제동부교회) webmaster 2018.10.01 866
< Prev ... 1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5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