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선 히스기야(이사야서 38:1-8)
이사야서 38-39장은 40장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앞부분에서 하고자 했던 주제를 다시 상기시켜 주고, 앞으로 더 큰일이 있을 것을 예고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절의 “그때에”라는 말은 방금 전의 일을 말하는 것도 되지만 히스기야 왕이 살아 있을 당시 메소포타미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때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히스기야가 병이 들었는데 치명적인 병이었고, 죽음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하여 죽음을 준비하라는 듯한 명령을 받는다: “네 집에 유언하라.” 살 수 있는 소망이 없음을 말한다. 오직 하나님의 기적만이 왕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의 생명이 하나님의 손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런 슬픈 소식을 접한 히스기야는 하나님께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기도하기 위하여 벽을 향하였다. 그리고 그는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자신의 영혼의 슬픔과 고뇌를 표현하고 주님의 긍휼을 간구하는 외침이다. 언약 백성들을 국가로 만드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단순히 장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후계자 없음을 고백하면서 전심, 즉 하나님께 철저히 헌신된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기도에 즉각 응답하셨다. 이사야가 자신의 성읍에 도착하기도 전에 하나님의 응답이 임하였다(왕하 20:4)는 것은 즉각적인 응답을 말한다. 이사야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은 다소 엄숙한 내용이다. 아무튼 하나님은 왕의 기도를 들으셨다.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가르쳐 주신다.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하게 하시고,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 안에서만 구원과 도움을 발견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다.
열왕기하에 보면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징조를 구하는데(왕하 20:8), 그런 히스기야의 태도는 아하스 왕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히스기야는 자기에게 임한 시험의 혹독함을 깨달으면서 그의 믿음을 강화하기 위하여 징조를 구하였다. 하나님께서 주신 징조는 축복의 징조였다. 왕의 유익과 축복을 위한 징조이며, 하나님께로부터 온 징조다.
인간에게는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성도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징조, 즉 구속의 언약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