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미국 대통령선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이 유력하다고는 하지만 아직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지명을 받기 위한 대의원 표수가 약간 모자라는 상황이고,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 받을 수 있는 대의원 수를 채워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지명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 주에는 각 가정에 선거를 위한 공식책자가 배달이 되었다. 그러자 교회 한 어른이 그 책자를 가지고 와서는 “목사님,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하는 겁니까?”라며 넉두리를 하신다. 내가 목사이기에 감히 누구를 찍으라거나 어느 당을 찍으라고 할 수 없어서 각 당의 장단점만 이야기를 해 드렸다.

                하지만 막상 뒤돌아서면서 “나는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는데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민주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안에서도 클린턴을 싫어하는 사람이 생각 외로 많이 있고, 공화당 당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에는 아무리 싫어도 자기가 속한 정당의 후보를 지지했는데 말이다. 보수 진영인 공화당이 어지러운 형국에 들어가자 자칭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정당인 자유당(Liberterian)의 후보들이 고개를 서서히 들고 있다. 하지만 그리 딱히 알려지거나 소신을 가지고 있는 후보들이 아니어서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첫째는 미국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사람이 개인의 욕심이 아닌 국가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둘째는 시민권자라면 반드시 선거에 동참해서 투표를 해야 한다. 교회는 공개적으로 어느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의 뜻을 어기지 않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피며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통령선거를 위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누가 좋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소신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바로 이 사람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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