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유희(글. 최유선 사모)

<말의 유희>

시. 최유선

 

아 하고 뱉었는데 어 하고 날아간다

입속에 있을 때는 예쁜이였는데

입 밖에 나가면서 못난이로 변하고

기차표 없이 멀리도 간다

말문 터진 아가의 “따랑해요!”는

어미 눈에 뭉클한 눈물 차오르지만

사춘기 반항아의 “사랑해요?”는

어미가슴 찌르는 대못이 된다

마음 통하는 친구와 말을 하면

까만 밤이 하얗도록 속이 후련해지고

내 마음 몰라주는 친구의 말 한마디는

까만 밤이 하얗도록 가슴을 찢는다

허다한 말을 쏟아내어도

허공에 떠다니는 바람 같은 말이 있고

한마디 말만 했을 뿐인데

인생을 빛나게 하는 보석 같은 말도 있다

사랑한다 입 밖에 내어 말을 전해보니

행복이란 꽃이 피어나고

입안에 가두어진 사랑이란 말은

오해의 검은 연기로 행복 꽃을 말려버린다

입에서 나오는 건 모두다 말일진대

말이란 그놈 참으로 팔색조다

이쁘고 사랑스럽고 좋은 사람 되려면

말이란 놈 데리고 좀 보듬어주자

 

이 시는 이국진목사의 아내이신 최유선사모의 글입니다. 저자의 허락으로 올려봅니다.

 

말의 유희-최유선사모

This entry was posted in 예수랑. Bookmark the permalink.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Hit
153 호텔 숙소에서 사라져 가는 성경책 webmaster 2016.09.05 1353
152 목숨으로 지킨 신앙은 악세사리가 아니다 webmaster 2016.08.29 1486
151 철자가 비어 있는 우리 이름들 webmaster 2016.08.22 1128
150 누가 당신을 webmaster 2016.08.15 1158
149 눈물이 그대로 기도가 될 때-시, 이동진 목사 webmaster 2016.08.08 2077
148 말의 유희(글. 최유선 사모) webmaster 2016.08.01 1605
147 포켓몬 고 webmaster 2016.07.26 1329
146 교회를 떠난 가나안 신자들에게(펌글, 글쓴이: 최찬영목사) webmaster 2016.07.18 1472
145 교회는 오직 복음에 있다(펌글, 글쓴이: 황부일 목사) webmaster 2016.07.11 1164
144 감사와 감동-2016 VBS를 마치며 webmaster 2016.07.04 1404
< Prev ... 1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5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