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같이

                평범한 크기의 가정용 어항 한 개가 있다. 그리고 그 옆에 크고 작은 돌맹이와 모래가 놓여 있다. 얼핏 보기에 돌맹이들과 모래가 모두 어항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실험을 해 보았다. 모래를 먼저 넣고 돌맹이를 넣으면 모두 담을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돌맹이들을 큰 것부터 넣고 맨 마지막에 모래를 부으면 돌맹이들 사이로 모래가 스며들어가게 되어 돌맹이들과 모래 모두를 한 어항에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눈에 보이는 것은 모래가 아닌 돌맹이다.

                지난 목요일 오후, 교회에서는 우리 교회 권사님들(시무/협동)과 이번 취임식에 권사로 취임을 받게 되는 후보자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냈다. 성경목록게임과 교회모형만들기 그리고 휠체어달리기 등의 시간을 가지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모임에서 나는 모든 권사님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모래와 같은 여종”이 되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겉으로 나타나지 않고, 겉으로 화려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로 할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여종, 누군가의 기도가 필요로 할 때 함께 기도하는 여종, 아무도 하기 싫어 하는 일이 있을 때 섬기는 여종, 이렇게 쓰임받는 여종이 되어달라고 말이다.

                라장을 위해 직분을 받았기에 라장을 위해 봉사하게 될 때, 모함과 험담, 그리고 오해와 질투를 받게 된다 하더라도 입은 열되 하나님을 향해서 열고, 사람들에게 입을 닫는 여종의 모습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전달하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직하게 될 권사회는 “어머니의 마음, 따사로운 손길”이라는 표어를 가지고 교회를 섬기며, 성도들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임이 되기를 소망한다. 말씀을 사모했던 마리아와 같이, 봉사를 하되 신앙의 고백이 확실했던 마르다와 같이, 죽으면 죽으리라 확신을 가지고 섬겼던 에스더와 같이, 힘든 상황에서도 섬김을 잊지 않았던 룻과 같이,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기도했던 한나와 같이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권사님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새롭게 쓰임 받는 여성”은 모래와 같이 스며들어 겸손히 섬기는 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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