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사진 속 앞줄 중앙에 계신 분이 평양 남산혀교회에서 “휘장세례”를 받으신 전삼덕 부인이시다. 1843년 양반집에서 태어나 벼슬하는 남편과 결혼해 평탄한 삶을 살던 전삼덕 부인은 40대 후반 평양에 들어온 ‘예수교’를 받아 들이면서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탄압 속에서도 신앙생활을 굽히지 않았던 그녀는 52살이 되던 1895년 선교사 ‘스크랜턴’으로 부터 세례를 권유 받았다. 하지만,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 모르는 남자, 그것도 서양남자와 직접 대면할 수는 없었기에 전삼덕 부인은 고민에 빠졌다. 이때 스크랜턴 선교사가 제안한 것이 바로 ‘휘장 세례’였다. 방 가운데 휘장을 치고 작은 구멍을 내 머리만 넣으면 건너편에서 물을 떨어뜨리는 방법이었다. 전삼덕 부인의 세례는 개인이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의미를 넘어, 오랜 시간 가부장적 사회인습과 체제에 매여있던 여성들의 해방을 선언하는 거대한 혁명의 첫 돌파구였다.
바로 전삼덕 부인과 같은 분들이 한국 교회의 밀알과 같은 역할을 담당했던 <전도부인>이다. 그들은 사회를 향해서는 개화를 이끌어가기도 했지만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는 주일학교 교사는 물론 봉사를 아끼지 않았고, 교회 밖에서는 전도와 구제를 아끼지 않았다. 바로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한국 교회는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 주일, 우리 교회에서는 권사취임식이라는 값진 행사가 있었다. 이제 시무권사 10명을 비롯 권사의 숫자가 23명이 되어 권사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다. 조직이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명이다. 전삼덕 부인과 같은 전도부인과 같이 사명을 다하는 권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어머니의 심정으로 “어머니의 마음, 따사로운 손길”이라는 표어를 정해 보았다.
“당신이 하나님의 권능에 완전히 자신을 맡길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불러 자신의 사역을 완성시킵니다. 비록 당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지라도 당신이 가진 능력 안에서 나아가십시오. 누가 당신을 보내셨는지 늘 기억하십시오.” (새롭게 쓰임 받는 여성 중에서)
1903년 5월 조선최초의 여성글짓기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시가 바로 전삼덕 부인의 시였다. 그는 이렇게 썼다. (참고로 이 날 화두는 <게>,<네>,<세>였다.)
“찬화덕에 불씨두게, 석탄불로 덥게하네,
우리마음 차고차나, 성신불로 덥게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