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태어난 조국, 대한민국이 중환자실에 누워 생명연장기계를 달고 있는 병자의 모습처럼 아파합니다. 수 많은 의견과 글들이 신문과 지상파는 물론 SNS를 달구고 있는 현실에, 이국진목사가 귀한 글을 올려 주었습니다. 저자의 허락을 받아 올립니다. 조국을 위해 기도합시다. (편집자 주)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럽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타락한다(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absolutely corrupts)”. 영국의 정치가 액튼 경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은 성경에서 그리고 있는 인간관에 근거하고 있다. 성경은 사람은 절대적으로 타락한 존재로 선을 행할 능력이 없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한다. 사람들 중에는 악한 사람도 있지만 선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착각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목사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지면 안 된다. 절대 권력을 쥐게 되면 타락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로교 시스템은 성경적인 시스템이다. 복수의 사람이 교회를 다스리게 만드는 것이 보다 안전하게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개교회의 잘못을 바로 집아 주는 노회(=장로회)가 있다. 노회(=장로회, Presbytery)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하기 때문에 장로교회(Prebyterian church)라고 부른다. 장로교회는 장로(elder)들 중심의 교회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장로교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다. 개인이든 어느 집단이든 권력을 독점하는 순간 타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정치 제도는 장로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권력을 누가 독점하지 않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대통령이라도 의회의 견제를 받고 의회도 다시 견제를 받게 만들어, 그 어느 개인이나 단체가 절대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절대 권력의 위험은 북한 체제에서 분명하게 우리가 보았다. 최고의 권력자가 무한대의 권력을 행사할 때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가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러운 것은 그만큼 누군가에게 절대 권력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인들은 맹목적인 절대 지지를 받는 순간 타락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언론도 종교도 사법부도 그리고 각 위치에 있는 개인도, 권력을 견제하기 보다는 권력에 빌붙어 그 당근을 먹으며 썩는 것을 방치한 책임이 크다. 사람은 누구나 타락할 수 있다. 그가 잘하든 잘못하든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독버섯은 자라게 되어 있다.
시끄럽긴 하지만 뒤늦게라도 바로잡으려는 모습이 그래도 소망이 있다고 자위해 본다. 아파도 도려내야 병이 낫는다. 이 시점에 타락한 정권을 무조건적 지지하는 것은 바른 성경적인 생각이 아니다.
글. 이국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