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드리러 가는 길

                예배 드리러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라스베가스에서 차를 타고 도로포장이 잘 된 길을 따라 가서 드리는 예배가 아니었다. 멕시코 선교팀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왔노라고 하였기에 그곳이 어느 곳이든, 가는 길이 어떤 길이든, 그곳의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예배를 드리러 떠났다.

                2월 10일(수) 새벽 5시 30분, 라장에서 간 비전팀과 이곳의 고광명선교사를 비롯하여 11명의 신학생, 그리고 한국에서 오셔서 이렇게 저렇게 도와주고 계시는 67세의 전 목사님이 8기통 디젤엔진 트럭을 타고 Mixe Rancho Potrero 라는 곳을 향해 출발했다. 대략 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5시간. 이 지역은 미헤(Mixe)라는 인디언 부족이 사는 곳으로 스페인이 멕시코를 점령하여 식민지로 삼았을 때, 단 한 번도 점령당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다. 미헤라는 지역에는 여러 마을이 있는데, 그 가운데 랜쵸 포트레로에 고 선교사로부터 훈련을 받은 사역자들이 목회를 하고 있는 곳이며, 특별히 우리 교회 청년들과 함께 단기선교를 떠나는 한길교회(담임:노진준목사)의 지원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발 7,000피트의 고산지대이고 날씨가 하루에도 여러 번 변화하는 곳이어서, 이날도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서 영하의 느낌이 들 정도로 추웠다.

               산길로 들어선 후 도중에 한 집을 방문했다. 나이가 많은 부부가 세례를 받고 싶어한다고 해서 함께 간 모든 팀원들이 이 집에 들어갔다. 고 선교사와 한국에서 오신 전목사, 그리고 나는 이 두 노부부에게 구원의 확신을 확인하고 세례식을 거행하였다. 아내는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에 타고 있었고, 이들이 다니는 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이 집 마당에 들어섰다. 집에서 하는 세례예식이라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우리 교회 주일오전예배보다 더 길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우리는 곧바로 랜쵸 포트레로 교회로 옮겨갔다. 30분 정도 차를 더 타고 들어간 후, 걸어서 10분을 들어가야 하는 곳에 교회가 있다. 비가 와서 진흙밭이 되었고, 좁은 길을 가는 동안 오하카 신학생들은 우리 라장성도들을 헌신적으로 부축하며 교회까지 도착했다. 그 추운 날씨에 우리를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였다. 바로 타말리다. 설겆이를 라장성도들이  하였는데 추운 날씨에 밖에서 찬물로 설겆이를 한다.

                우리가 빨리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라 한 시간 일찍 예배를 시작했다. 아무 불평없이 예배 드리는 저 성도들을 보며, ‘아, 이곳에서도 하나님은 예배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구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예배를 위해 우리는 주님의 인도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2시간 정도의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 그리고 추운날씨. 그러나 트럭 뒤에 앉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불평을 할 수 없었고, 오히려 죄송한 마음, 사랑의 마음이 들 뿐이다. “선교는 예배다”라는 존 파이퍼의 글을 이해하게 되었다. “하나님, 예배합니다. 그리고 보내 주소서. 어디든 가서 하나님을 예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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