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릇”이라는 단어를 배웠다. “사람은 자신의 품만큼 말을 채운다.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은 공간이 충분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받아 들인다. 조금하거나 야박하게 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게 아니라’, ‘너는 모르겠지만’, ‘내 말 좀 들어봐’하며 상대의 말을 자르고 껴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랬구나’, ‘더 말해봐’, ‘네 생각은 어때’라고 하면서 상대방의 입을 더 열게 만든다”(말 그릇, 김윤나 지음).
이 책은 작은 말 그릇과 큰 말 그릇을 비교해 주기도 하였다. 작은 말 그릇은 <말을 담을 공간이 없다>, <말이 쉽게 흘러넘친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다>는 특징이 있고, 큰 말 그릇은 반대로 <많은 말을 담을 수 있다>, <담은 말이 쉽게 새어나가지 않는다>, <필요한 말을 골라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가르쳐 준다.
1980년대 초반 ‘베를린 지혜 프로젝트(Berlin Wisdom Project)”라는 흥미로운 실험에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등장하였다. 참가자들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안 돼. 안 돼. 열다섯 살에 결혼이라니, 미친 짓이지”와 “쉬운 질문처럼 보이지만 사실 쉽지 않아. 열다섯 살에 결혼하는 건 누구나 반대할 거야. 하지만 특수한 경우라는게 있으니까. 예를 들어 그녀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니면 부모 친척없이 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면? 혹은 일찍 결혼하는 문화권에 사는 소녀일 수도 있지. 무엇보다 우리는 충고하기 전에 먼저 그녀와 대화를 나눠봐야 해. 그래서 그녀의 상황과 감정과 마음에 대해 알아봐야 해.”
어느 반응이 지혜로울까? 우리 삶은 말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 말 그릇이 커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 지혜롭게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의 아픔도 결국 말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조심스럽게 이 글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