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한 기사가 있어서 발췌하여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따뜻함을 전해 주는 기사입니다.]
고속도로에서 기름이 떨어져 애태우는 한 여성에게 자신의 전(全)재산 20달러를 털어 기름을 사다 준 미국의 한 노숙인이 5일 저녁까지 무려 39만6000달러가 넘는 ‘보답’을 받게 됐다. 지난 달 한밤중에 27세의 여성 케이트 맥클루어는 미국 동부의 주요 도시를 잇는 주간(州間) 고속도로 I-95를 달려 필라델피아의 집으로 향하다가, 차에 기름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무조건 가까운 출구로 빠져나갔지만, 낯선 곳에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주유소를 찾아 헤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거리에서 1년 반째 노숙하고 있던 조니 바빗이 세워진 케이트의 차로 다가왔다. 그는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한 뒤, 직접 주유소에 기름을 사러 갔다. 그리고 수중에 있던 20달러를 털어서 휘발유가 담긴 캔을 들고 되돌아왔다. 당시 케이트는 현금이 전혀 없었지만, 노숙인 조니는 대가도 전혀 바라지 않았다.
케이트는 그에게 ‘제대로’ 빚을 갚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그가 사준 휘발유 값을 갚고, 그에게 두툼한 겨울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케이트는 11월 10일에 ‘고펀드미(Go Fund Me)’라는 모금 사이트에 노숙인 조니 바빗의 재기(再起)를 도와달라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노숙인 조니가 살 만한 아파트의 첫 달과 마지막 달 월세, 4~6개월의 생활비, 쓸만한 차량을 살 돈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애초 목표액은 1만 달러. 그러나 5일까지 1만4000여 명이 참여하면서 모두 39만 6000달러(약 4억3000만원)가 넘게 모였다. 모인 기부금이 어떻게 쓰일 예정이냐는 질문에 케이트는 “첫 번째로는 조니가 꿈에 그리던 ‘자기 소유의 집’을 얻고, 두 번째는 그가 바라왔던 1999년형 포드 레인저 트럭을 살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숙인 조니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 가지 신탁을 개설했다고 했다. 매년 일정한 ‘월급’을 지급하는 계좌와, 은퇴 후 삶을 위해 자산관리사가 운영하는 계좌라고. 조니는 또 최근 몇 년간 자신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에 도움을 준 몇몇 기관과 사람들에게도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출처: 조선일보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