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포시 그대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하루를 함께 시작하자고
따뜻히 그대의 손에 입을 맞춘다
하루를 아름답게 시작하자고
힘주어 그대의 허리를 잡는다
하루를 힘차게 이겨내자고
그대는 햇살을 받는 예쁜 산입니다
글. 사진 | 野花
[이 글은 지난 한 해 함께 수고한 라장성도들을 생각하면 적은 글입니다.]
호수는 물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호수를 바라볼 때 물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정작 그 호수의 물을 품어 안고 있는 산을 보지 못합니다. 동쪽에서 해가 오를 때면 서쪽의 산들이 빛을 받아 예쁜 자태를 드러내고, 서쪽에서 해가 내릴 때면 동쪽의 산들이 빛을 받아 예쁜 자태를 드러냅니다.
밤사이 폭풍우가 몰아쳐도 산은 물을 품어 안고 밤을 지새웁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햇살은 살포시 산 어깨에 손을 얹고 하루를 시작하자고 속삭입니다. 하루 종일 사람소리, 기계소리에 지쳐 있을 텐데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햇살은 따뜻히 산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하루를 아름답게 시작하자고 속삭입니다.
지난 2017년 한 해를 힘들고 지친 모습으로 지나온 여러분들의 어깨에 살포시 주님께서 손을 얹으시며, 새로운 한 해를 함께 시작하자고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알아 주지 않아도 여러분들은 주님의 따뜻한 햇살을 받는 예쁜 산들입니다. 아름다운 호수를 지키는 예쁜 산들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