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나도 나이가 좀 되다 보니 보는 것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듣는 것에도 이전보다 어려움이 커진 것을 느낀다. 하물며 우리 부모님들은 어떻겠는가? 집에서 함께 사시는 어머님이 작년에는 TV를 보시면서 뉴스도 알아듣고, 가요무대와 이만갑 프로그램도 즐기셨다. 그런데 지금은 눈이 아주 나빠져서 TV 화면 내용을 제대로 보시지 못한다. 그리고 소리는 듣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지를 못한다. 요양원에서 집에 오신 후에 어머님이 보시라고 켜 놓은 “6시 내고향” 프로그램은  어머님과는 상관이 없고 우리가 즐겨보는 것이 되고 말았다. 어머님은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그 프로그램을 켜 놓은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런데 가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이런 반응을 보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해 본다. 사랑할 만한 것이 전혀 없는 그들에게 무한한 사랑으로 대해 주시는 하나님께서는 계속하여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들을 보내 주시지만 그들의 반응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똑같았다. 예수님께서도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다. 스데반이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 중의 누구를 박해하지 아니하였느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이 죽였고 이제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 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나니”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그들이었다.

     우리들은 어떤가? 우리에게는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는 놀라운 증거가 있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들이신 분이 직접 오셔서 말씀하심으로 더 이상 새로운 말씀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충분하고 온전한 말씀을 열심히 배우고 바르게 알아서 살아가야 마땅한 것이다.

     사실 주일마다 이 말씀이 선포되고 있고, 주중에도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이 말씀이 읽혀지고 선포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반응은 어떠한가? 예배가 끝나자마자 교인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가? 집에 오면서 가족끼리 나누는 이야기들은 어떤가? 과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정당한 반응이라고 할 만한가?

이 글은 김우곤 님께서 웨스트민스터신학회 밴드에 올리신 글입니다. 필자의 허락으로 받아 성도들과 함께 나눕니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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