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중에 한쪽 눈과 팔다리를 다친 상이용사(傷痍勇士)를 아버지로 둔 소년이 있었다. 아버지가 조국을 위해 몸 바쳐 싸운 결과는 장애 2급 국가 유공자라는 타이틀이었다. 그러나 그 타이틀은 아버지에게 자부심보다는 사회의 냉대와 차별을 가져다주었다. 가난한 현실 속에 살아야 하는 소년에게 쥐어 준 것은 병신의 아들’이라는 별명이었다. 소년은 그런 아버지가 너무나 싫었다. 그런 소년을 보고 아버지는 술을 빌러 미안하다고 말했다.
소년은 중학교 때 심하게 앓은 축농증을 치료 받기 위하여 병원을 찾았다. 그가 내민 국가 유공자 복지 카드는 싸늘한 시선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여러 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다 만난 어느 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내민 카드를 본 의사 선생님은 소년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그러면서 치료비도 받지 않고 축농증 치료를 해주었다. 의사 선생님은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소년을 잡고는 말했다. “너는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으니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그 의사선생님의 말은 소년의 가슴에 꽂혔다.
그 이후 소년은 자신과 같이 불우한 사람을 돕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 받아야한다.” 이 때 그의 삶을 지탱하는 원칙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의사가 되었다. 바로 그가 아덴만의 영웅, 비무장지대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한 병사를 구한 2017년 주간조선의 올해의 인물인 의사 이국종박사이다.
성도들의 말은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이어야 한다. “일어나 걸어라”고 말씀해 주신 예수님, “여기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내 아들입니다”고 말하는 아버지와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