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애플파이

목사 안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Lily’s Foundation에서 후원하는 “목회자 안식을 위한 프로그램”이 웨스트민스터신학교(CA)에서 있었다. 그때 어느 대학에서 식물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의 인도로 참석한 목회자들이 샌디에고 동쪽에 있는 사막과 에스칸디도 근처의 산을 차로 다녔다. 귀한 시간이었다. 그날 교수님은 애플파이를 정말 맛있게 하는 곳이라며 우리를 데리고 가셨다. 그때의 기억은 신기했었고 그 후로 애플파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20년이 지나서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아갔다. Julian Apple Pie Company. 1989년 가을에 Liz는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파이를 생각하며 파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들의 도움을 받아서 사과농장을 구입하였고 애플파이 전문가게를 차렸다. 남편과 사별을 한 후에도 큰 아들과 막내 아들, 그리고 손녀들까지 3대가 이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40분을 운전하고 갔는데 아쉬운 것은 파이 밖에는 팔지 않아서 점심을 다른 곳에서 먹었다는 점. 그래도 추억을 더듬어 갔고, 아내와 이곳을 꼭 같이 가보고 싶었었는데 20년 만에 가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다.

누구와 처음 같이 갔느냐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 교수님의 강의와 안내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창조를 실감할 수 있었기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바로 그 교수님이 가르쳐준 애플파이 집이기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누구와 같이 가고 싶은가도 중요한 것 같다. 추억이 있는 곳이기에, 아름다운 곳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고,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점심을 먹은 후 사랑하는 딸에게도 맛보게 해 주고 싶어서  하나를 사 왔다.

주님을 믿는 신앙은 아름다운 것이다. 사랑스럽고 그리운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 주고 싶고, 맛보게 해 주고 싶은 것이다. 애플파이처럼.

20180110_13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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