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승률이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 미국 프로 풋볼(NFL)팀인 그린 베이 페커스(Green Bay Packers)를 1961년과 1962년 그리고 1965년에 참피온쉽을 거머쥐게 한 명감독이 있다. 그의 이름은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 1913~1970)이다. 그의 생전에 거둔 승률은 무려 75퍼센트라고 하니 아직도 미국 프로 풋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기억에 남고 있는 것이다. 빈스 롬바르디가 선수들을 훈련시킬 때 많은 감동의 말을 했는데 그 중 우리가 지금도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은 “프로들은 날마다 기초를 다진다”는 말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은 화려한 호텔들이 밤하늘을 가리고 있는 라스베가스이다. 라스베가스는 호텔을 짓기만 하면 객실이 찬다고 할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려 든다. 2012년 한 해에 방문한 여행자의 숫자가 3,900만명 정도이니 그럴만도 하겠다. 그런데 지금 그런 라스베가스의 새롭게 올라가고 있는 호텔 건물에 문제가 생겼다. MGM 그룹에서 짓고 있는 49층짜리 “하몬타워(Harmon Tower)”이다. 현재 공사를 하다가 26층에서 건축이 중단된 채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 이유는 건축상의 결함이 발견되었기 때문으로 계속 건축을 할 수도 그렇다고 허물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카운티 정부의 빌딩 조사관들은 건물의 콘크리트를 구조적으로 지지할 철재 기둥이 부정확하게 놓였거나 아니면 빠져 있어서 건물이 자체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건축을 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 때문에 설계사와 시공사, 그리고 MGM 그룹 간에 소송이 진행중에 있다. 바로 빈스 롬바르디 감독이 말한 “기초 부재”다.
기초 부재로 인한 후유증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어느 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수학에 있어서 한국 학생들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한국 학생들은 수학은 잘 하는데 수학을 잘 못한다.” 다시 말하면 수학의 정의와 기초작업이 되어 있지 않아서 수능 시험 같은 것은 잘 하는데 결국 대학교에 가면 뒤쳐진다는 말이다. 한국의 국립대학교의 한 우주항공학 교수는 “한국 교육의 문제는 기초 과학의 부재다”라고 하였다. 모든 자녀들을 대학교에만 보내려고 했지 인성교육이 안되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더 이상 아니다.
OECD 국가 중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가장 많은 교육비를 투자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부모에 대한 존경심으로는 가장 꼴찌라고 한다. 머리는 똑똑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인성교육, 가정교육, 도덕교육은 빵점이라는 말이다. 교육의 기초, 인성의 기초가 무너졌다는 말이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를 포함해서 한국 교회들을 보자. 여기 저기 목사들의 문제가 터지고 있다. 돈과 명예와 성적인 문제로 여기저기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고, 이제는 표절과 같은 문제로 더 이상 기독교 목사들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 가고 있다. 이것도 신학교에서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할 때 “성공적인 담임목사”가 되기 위해서만 공부를 했던 목회자의 사명과 인성에 관한 기초 교육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이미 신학교에는 “당회장과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세상의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구멍이 나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직자를 세우는데(그전에도 그랬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비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지난 20~30년 동안 한국에는 기초가 무너졌음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정치적인 문제나 성향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지난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3가지의 키워드(Key Words)를 말했는데 그것은 <국민행복>, <창조경제> 그리고 <문화>였다. 한국 사람으로서 필자도 이것들이 그대로 이루어져 국민들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뉴스를 통하여 이것에 관한 세밀한 부분을 들었는데 잘못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초와 관련된 <인성교육>은 보지를 못하였다. 교육에 관한 가장 큰 관심은 “반값 등록금”이라고 했다. 현실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임기 5년 동안 이룰 수 없는 사안이라도 중요하다면 차기 정부가 정치적 이득과는 상관없이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기초를 쌓는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시 세우기 위해 허물고 잘못을 분석하며 새로운 모퉁이돌을 세울 때이다. 나의 사는 날 동안의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후대들이 살아갈 나라, 섬길 교회, 그리고 생활하는 가정을 위해 나의 잘못을 인정하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함께 세워야 할 때이다.
빈스 롬바르디 감독에게 팀이 승리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기자가 물었다. 그는 “뛰어난 선수들”과 “뛰어난 감동” 그리고 “선수들이 얼마나 사랑하느냐”라고 대답하였다. “뛰어난 선수”라는 것은 기초 체력과 기본기술이 든든하다는 것이다. “뛰어난 감동”이라는 것은 목표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사랑”은 인성의 기초를 말하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과 한국 교회는 빈스 롬바르디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기초를 다시 닦아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